한라산 한 번이라도 한라산을 품은 사람은 안다 곶자왈 뒤틀린 나뭇가지마다거친 바람과 맞선 인고의 흔적들 계곡마다 쌓이고 쌓여서한 맺힌 아픈 사연을 호소하면바람이 일어나 구름도 일어나고 수많은 오름과 오름에서는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는 파도 되고새 우짖음마저 애절한 숨비소리 된다 한 번이라도 한라산을 품은 사람은 안다 높고 깊지만, 굳이 드러내지도 않으니한라산은 어머니 그림자 같은 산이어라.

조뱅이 꽃잎인가 풀잎인가볼품없는 모양새 주제에 풍우에도 자세는 도도하구나 찢기면 찢길수록잎사귀는 더 돋아나고밟으면 밟을수록 가시마저 더 뾰족하여라 무슨 사연이 있길래기억의 본능을 잃을세라 뽑아도 뽑아도 꽃을 피우고자리마다 한결같이 꼿꼿할까​피었는지 버티는지대지는 잠들고 달빛에 물들 때세상 밖으로 조뱅이가 나래 친다.

슬픈 가을 가슴에 스미는 소슬바람세월 가는 줄 모르게 또 한 계절인가봄인가 하면 여름이 가을인가 하면 겨울이다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먼데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부는 찬바람거리에 뒹구는 낙엽이 마음마저 무겁게 한다 낙엽 밟으면 이미 저문 계절가는 계절에 지는 것은 저 낙엽뿐일까바람 소리에 놀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억새꽃 가을이 더 가을처럼 보일 때는 억새꽃 은빛 물결이 한창일 때 해 질 녘 억새꽃 한 다발이 한들한들 바람에 흔들리는 오름은낭만적이면서도 쓸쓸하게 다가서는 판타지 억새꽃이 하얀 손 흔들면여름에 타다 남은 잔해는 모두 다 사라지고가을의 정취도 무르익어 간다는 것 가을이 깊어지니바람에 장단 맞추는 억새 춤으로 한라산은 하늘로 더 높게 치솟아 오른다 이 가을에바람이 전하는 가슴 저린 저 오름의 사연들 그 시작과 끝은 언제나 그랬듯이 억새꽃이련가!

얼굴. 사람이 얼굴을 감춘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감추고 겉으로 가식을 꾸미는 가면도 그런 경우다. 그러나 같은 가면이라도 우리의 탈에는 민초들의 본풀이와 해원(解寃)의 형이상학적인 깊은 뜻이 숨겨져 있다. 가면의 순 우리 말이 ‘탈’이다. 나라마다 가면극이 있다. 우리도 고유의 탈춤이 있다. 희한하게 가면(탈)을 쓰면 남녀노소, 그리고 희로애락의 감정이 하나로 일체가 된다. 그래서 그런가? 가면(탈)극에서는 그 민족 내면의 모습들이 춤사위로 그려져 나타난다. 탈은 안과 밖 세상의 경계선이다.

2006년 우리 민족문화를 대표하는 ‘100대 민족문화상징’의 하나로 선정된 바 있는 제주 돌담, 예부터 제주 사람들은 늘 돌과 함께 생활해 왔다. 일하러 집을 나설 때도 올레를 형성한 돌담 사이를 지나야 한다. 밭에서는 밭담을, 바닷일을 나갈 때도 지천으로 깔린 돌을 넘어야 한다. 용천수, 봉천수도 돌을 둘렀고, 집에서 곡식을 빻았던 생활 도구도 돌이었다. 제주인 삶의 정취는 돌담의 미학과 맞물려져 있다. 제주 사람들은 이처럼 돌과 더불어 한 세상을 살았다. 죽어서는 작지왓(자갈밭)에 묻히고 그 무덤은 돌로 쌓은 산담으로 둘러싸인

최근 우리 사회에 가짜뉴스 논쟁이 격렬하다. 그렇다면 가짜뉴스의 기준은 무엇일까. 뉴스에서 진실성과 객관성 그리고 공정성은 뉴스 보도 기사와 프로그램 제작에서의 기본강령이다. 동시에 언론의 윤리 덕목이다. 언론이 누리는 국민적 신뢰는 바로 언론이 사회적 사실에 대하여 진실을 보도하고 전한다는 진리 전령사로서의 신뢰인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정부와 집권 여당이 이슈화시키고 있는 가짜뉴스 논쟁의 연장선에서 보면 그러하지 못한 것 같다. 가짜뉴스의 주요 표적으로 유튜브를 지목하고 있는 정부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다. 예컨대 지난 8일 문재